2022.10.28 - [마음공부] - 부처님의 생애 / 제10장. 마지막 유행 (1) .. 파멸하지 않는 일곱가지 법 & 강가강을 건너 웨살리로
부처님의 생애 / 제10장. 마지막 유행 (1) .. 파멸하지 않는 일곱가지 법 & 강가강을 건너 웨살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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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생애
제10장. 마지막 유행 (2)
벨루와에서의 안거
깨달음을 이루신 후 45년,
그해 웨살리에 심한 기근이 찾아와 많은 비구들이 한꺼번에 걸식하기가 어려웠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웨살리 인근으로 흩어져 각자 머물 곳을 찾으라.
뜻이 맞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어울려 우기를 견뎌라.
나는 벨루와마을에서 안거할 것이다.”
비구들을 떠나 보내고 아난다와 함께 벨루와에 계시는 동안 부처님은 심한 병을 앓으셨다.
부처님은 홀로 조용히 지내며 고통을 정진의 힘으로 견디셨다.
그러던 어느 날, 기력을 회복하신 부처님께서 거처에서 나와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고통스러워하시는 부처님을 곁에서 눈물로 지키던 아난다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세존의 병환을 지켜보며 저는 앞이 캄캄했습니다.
두려움과 슬픔에 몸둘 바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승가에 대한 지시가 없으신 걸 보고 조금은 마음을 놓았습니다.
교단의 앞날에 대한 말씀없이 부처님께서 떠나실 리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 승가가 여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느냐?
여래는 아무 것도 감추지 않고 이미 모든 것을 말했다.
여래만 아는 법을 손에 꼭 움켜잡고 너희에게 가르치지 않은 그런 것은 없다.
여래 혼자만 가지고 갈 법이란 없다.
또한 여래만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아난다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세존께서는 법의 주인이며, 승가의 주인이십니다.
저희 제자들은 그저 세존의 명을 따를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목소리를 높이셨다.
“아난다, 내가 비구들을 이끈다거나 내가 승가를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승가의 어떤 문제에 대해 내가 명령을 내린다고 생각하지 말라.”
“세존께서 계시지 않는 승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를 가엾이 여겨 부디 이 땅에 오래오래 머물러주소서.”
늙은 시자의 눈물을 측은히 바라보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 내 정진의 힘으로 고통을 이겨내고는 있지만...
아난다, 내 나이 여든이다. 이제 내 삶도 거의 끝나가고 있구나.
여기저기 부서진 낡은 수레를 가죽끈으로 동여매 억지로 사용하듯,
여기저기 금이 간 상다리를 가죽끈으로 동여매 억지로 지탱하듯,
아난다, 내 몸도 그와 같구나.”
아난다가 눈물을 닦고 합장하였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계시지 않으면 저희는 누구를 믿고 무엇에 의지해야 합니까?”
“아난다, 너 자신을 등불로 삼고 너 자신에게 의지하라.
너 자신밖의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고 오직 너 자신에게 전념하라.
법에 의지하라. 법을 떠나 다른 것에 매달리지 말라.”
“자신과 법을 등불로 삼고 의지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아난다, 불굴의 의지로 게으름없이 자기 몸을 깊이 관찰하고 정신을 집중한다면,
그런 수행자는 육신에 대한 갈망에서 벗어날 것이다.
느낌과 마음과 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를 의지하고 법을 의지한다는 것이다.
아난다, 현재도 마찬가지고, 내가 떠난 뒤에도 마찬가지이다.
여래의 가르침에 따라 이렇게 수행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곧 여래의 참된 제자요, 참다운 수행자이다.”
웨살리로 들어가 걸식하던 부처님은 아난다와 함께 짜빨라째띠야로 가셨다.
그곳의 그늘이 넓은 나무 아래로 가 말슴하셨다.
“아난다, 자리를 깔아다오. 등이 아프구나. 여기서 좀 쉬었다 가자.”
고요히 앉아 삼매에 드시는 부처님을 보고,
아난다 역시 자리를 물러나 가까운 곳에서 생각에 잠겼다.
그때였다.
하늘과 땅이 뒤집힐 것처럼 대지가 진동하였다.
놀란 아난다가 부처님께 다가가 여쭈었다.
“괴상한 일입니다. 어떤 인연으로 온 대지가 진동한 것입니까?”
“여래가 장차 교화를 끝내고 생명을 버리고자 마음먹을 때, 땅이 크게 진동한다.
아난다, 나는 오래지 않아 멸도할 것이다.”
놀란 아난다가 울먹이며 간청하였다.
“세존이시여, 부디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주십시오.”
“아난다, 두 번 세 번 말하게 하지 말라. 아난다, 중각강당으로 가자.”
웨살리 인근에서 안거한 비구들이 모두 중각강당에 모였다.
부처님께서는 4념처(念處). 4의단(意斷), 4신족(神足), 4선(禪), 5근(根),
5력(力), 7각의(覺意), 8정도(正道)를 자상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덧붙여 당부하셨다.
“비구들이여, 여래의 가르침을 잘 기억하고, 잘 헤아리고, 잘 분별해 그에 맞게 부지런히 수행해야 한다.
세상은 덧없고 무상하다. 나도 이제 늙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대들 스스로 잘 닦아 나아가도록 하라.”
비구들이 땅에 쓰러져 가슴을 치며 울부짖었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로하셨다.
“눈물을 거두라. 걱정하지도 슬퍼하지도 말라.
사람이건 물건이건 한번 생겨난 것은 끝이 있기 마련이다.
변하지 말고 바뀌지 말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그대들에게 늘 말하지 않았는가?
은혜와 사랑은 덧없고, 한 번 모인 것은 흩어지기 마련이라고,
이 몸은 내 소유가 아니며, 이 목숨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다음 날 아침, 부처님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거리를 돌며 탁발하셨다.
북쪽으로 길을 잡으셨다.
나지막한 언덕의 북쪽 성문에서 부처님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커다란 코끼리가 몸을 돌려 떠나온 숲을 돌아보듯,
천천히 몸을 돌려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나지막이 말씀하셨다.
“아난다, 웨살리를 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구나.”
마지막 공양과 마지막 가사
웨살리를 벗어난 부처님과 제자들은 반다마을을 지나
핫티마을, 암바마을, 잠부마을 거쳐 보가에 도착해 아난다쩨띠야에 머무셨다.
그곳에 머물며 비구들에게 네 가지 큰 교법에 대해 말씀하셨다.
당신이 멸도한 후, 비구들 중 누군가가
“이것은 많은 장로들에게서 들었다.”,
“이것은 여러 비구들에게서 들었다.”,
“이것은 어떤 한 비구에게서 들었다.”고 하는 것이 있을 경우,
그것을 법과 율에 의거해 자세히 살핀 다음 합당하면 받들고 합당하지 않으면 배척하라고 일러주셨다.
다시 길을 나선 부처님과 제자들은 빠와에 도착해 교외의 망고나무동산에 머무셨다.
그곳은 대장장이의 아들 쭌다의 소유지였다.
부처님께서 오셨다는 소식을 들은 쭌다는 직접 나와 맞이하며 다음 날 공양에 초대하였다.
쭌다는 새하얀 쌀밥을 지어 정성껏 공양을 준비하고,
특별히 부처님을 위해 전단나무에서 자라는 귀한 버섯으로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였다.
그 음식을 보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버섯요리는 다른 비구들에게 주지 마십시오.
나머진 땅을 파서 묻어 버리십시오.”
대중의 공양이 끝나고 발우와 식기를 모두 거둔 후, 쭌다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몇 종류의 사문이 있습니까?”
“사문에는 네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도를 실천함이 뛰어난 사문이고,
둘째는 도를 설하는 것이 뛰어난 사문이고,
셋째는 도에 의지하여 생활하는 사문이고
넷째는 도를 행하는 척하며 악만 저지르는 사문입니다.
세상에는 훌륭한 사문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속으로는 삿된 마음을 품고 겉으로만 그럴듯하게 꾸며 거짓을 일삼는 진실하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자들은 도를 행하는 척하며 악만 저지르는 이들입니다.
대중을 이끄는 이들 가운데도 속은 혼탁하면서 겉만 깨끗한 이들이 있습니다.
드러내지 않지만 속내는 간사하고 나쁜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구리에다 금을 입힌 것과 같은데도
세상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그를 훌륭한 사문이라 말합니다.
그러니 겉모양만 보고 한눈에 존경하거나 가까이해서는 안 됩니다.”
공양과 설법을 마친 후, 부처님과 제자들은 쭌다의 집을 나섰다.
몇 걸음 옮기지 못하고 부처님은 곧 심한 설사 증세를 보였다.
고통을 참으며 길을 재촉하셨지만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깔아야 했다.
그곳에 누워 자신이 올린 공양탓에 부처님이 돌아가시게 되었다며 자책할 쭌다를 염려하셨다.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 지금 바로 쭌다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하라.
쭌다여, 부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을 전하러 왔습니다.
쭌다여, 부처님께서 도를 이루셨을 때 최초로 올린 공양과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실 때 마지막 올린 공양은 그 공덕이 같다고 하셨습니다.
쭌다여, 그대가 여래께 마지막 공양을 올렸기에 큰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수명이 늘어나고, 튼튼한 몸을 얻을 것이며, 힘을 얻고, 명예를 얻고,
살아서는 많은 재물을 얻고, 죽어서는 하늘나라에 태어날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대는 이제 큰 이익과 큰 과보를 얻을 것입니다.”
아난다가 쭌다를 위로하고, 빠와를 떠나 다시 길을 나섰다.
더위와 통증을 참아가며 내딛는 부처님의 발걸음은 무겁고 더디었다.
제자들의 안타까운 눈빛을 이겨내시던 부처님께서 길 옆 나무 그늘 아래로 찾아드셨다.
“아난다,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 깔아다오. 피곤하구나, 쉬었다 가자.”
부처님은 곧 자리에 앉아 고요히 선정에 드셨다.
그때 꾸시나라에서 빠와를 향해 달려오는 한 무리의 마차 행렬이 있었다.
굉음을 울리며 달려오던 행렬은 부처님 앞에서 급히 멈췄다.
선두에서 무리를 지휘하던 우람한 사내가 말에서 내려 다가왔다.
“맑고 깨끗한 모습이 꼭 저희 스승님 같으시군요.
언젠가 저희 스승께서도 이 길목쯤에 앉아 계셨던 적이 있지요.
오백 대의 수레가 곁을 요란하게 지나는데도 스승님의 고요함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지요.”
“제가 묻겠으니 편안히 대답해 보십시오.
수레가 지나가는 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선정과
우렛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선정중에 어느것이 더 깊다고 생각합니까.”
“수레가 지나가는 소리를 우찌 우렛소리와 비교하겠습니까?”
“언젠가 제가 아뚜마마을의 어느 초막에서 지낼 때 였습니다.
좌선하다 깨어나 뜰 안을 거니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한 사람이 저의 초막으로 찾아왔기에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가 도리어 내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무엇하고 계셨습니까. 어디 갔다 오셨습니까?’
‘저는 이 자리에서 선정에 들었습니다.’
‘놀라운 일이군요. 뇌성벽력이 천지를 뒤흔들었는데... 그것도 모른 채 고요히 선정에 드셨군요.
조금 전 때린 벼락으로 황소 네 마리와 밭을 갈던 형제가 죽었답니다.
그래서 저렇게들 사람이 몰려든 것입니다.’
그 일로 그 사람은 기뻐하며 나에게 예배하였지요.”
“참으로 희유한 일입니다.”
그는 무릎을 꿇고 두 벌의 황금빛 옷을 부처님께 바쳤다.
“저는 빠와에 사는 뿍꾸사입니다. 이 옷을 세존께 바치오니 받아주십시오.”
“뿍꾸사, 한 벌은 나에게 주고 한 벌은 아난다에게 주십시오.”
부처님은 뿍꾸사를 위해 차근차근 가르침을 설해주셨다.
기쁨에 넘친 뿍꾸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법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승가에 귀의합니다.
저 뿍꾸사가 여래의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목숨을 마치는 날까지 산 목숨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교화의 발걸음이 다시 빠와에 미친다면 꼭 저희 집을 찾아주십시오.
세존을 위해 음시과 옷과 잠자리와 탕약을 준비하겠습니다.
허락하신다면 저에게 더없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훌륭한 말씀입니다.”
뿍꾸사가 떠난 뒤 아난다는 자기 몫의 황금빛 옷까지 부처님께 입혀드렸다.
그러나 그 황금빛도 맑고 투명한 부처님 얼굴 앞에서는 빛을 잃었다.
그처럼 빛나는 모습은 오랜 세월 곁을 지킨 아난다도 본적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슴하셨다.
“아난다, 목이 마르구나.”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말씀하셨지만 오백 대의 수레가 방금 지나간 흙탕물을 아난다는 감히 올릴 수 없엇다.
“세존이시여, 까꿋타강이 멀지 않습니다. 그곳에 가면 맑은 물을 드실 수 있습니다.”
“그럼, 까꿋타강으로 가자.”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 부처님은 사자처럼 기운을 차리고 까꿋타강으로 가셨다.
그곳에서 맑은 물을 마시고, 깨끗이 목욕도 하셨다.
강을 건너 언덕에 오르자 장로 쭌다까가 망고나무숲에 쉴자리를 깔았다.
그때 어떤 비구가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하늘 위 하늘 아래 가장 존귀한 분인데
왜 하늘나라 약으로 병을 치료하지 않으십니까?”
부처님은 어린 아이를 달래듯 웃음을 머금고 말씀하셨다.
“집은 오래되면 허물어지지만 땅은 변함없이 평온하단다.
나의 마음은 땅과 같아 평온하지만 내 몸은 헌집과 같구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꾸시나라로 가자.”
천천히 걸음을 옮긴 부처님은 석양이 질 무렵 황금물결로 반짝이는 히란아와띠강을 건너셨다.
그리고 언덕 북쪽에 자리한 말라족의 살라나무숲 우빠왓따와로 들어섰다.
살라나무숲에는 때 아닌 꽃이 만발해 향기가 진동하고 있었다.
“아난다, 저 두 그루 살라나무 사이에 자리를 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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