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0 - [마음공부] - 부처님의 생애 / 제1장. 탄생과 성장 (3) .. 거룩한 탄생
부처님의 생애 / 제1장. 탄생과 성장 (3) .. 거룩한 탄생
부처님의 생애 제1장.탄생과 성장 .. 3 거룩한 탄생 뜨거운 열기가 식은 여름밤, 시원한 바람에 깊은 잠이 든 왕비는 신비한 꿈을 꾸었다. 여섯 개의 이빨을 황금으로 치장한 하얀 코끼리가 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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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생애
제1장.탄생과 성장 .. 4
선인의 예언
히말라야 깊은 숲 속에서 느긋하게 오후의 선정을 즐기던 선인 아시따는 천인들의 소란에 깜짝 놀랐다.
신들의 왕인 제석천을 에워싸고서 도리천의 신들이 웃옷을 벗어 들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시따는 경의를 표하고 신들에게 물었다.
“수메루 꼭대기의 신들이여, 아수라와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도 이렇게 온몸의 털이 곤두서도록 기뻐하진 않으셨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손뼉을 치고 악기를 두드리던 신들이 큰 소리로 외쳤다.
“기뻐하십시오.
더할 수 없는 지혜와 복덕을 갖추신 분이 룸비니동산에서 사까족 숫도다나왕의 아들로 태어나셨습니다.
하늘 위 신들과 하늘 아래 인간세계에서 가장 윗자리에 계신 분,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존귀한 분,
머지않아 그 분은 뭇 짐승의 왕인 용맹스런 사자가 포효하듯 법륜을 굴리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늘과 인간세계에 커다란 이익과 안락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신들의 찬탄을 들은 아시따는 급히 인간세계로 내려와 숫도다나왕의 궁궐로 달려갔다.
숫도다나왕은 아버지 시하하누의 제사장이자 자기의 스승이기도 했던 아시따를 정중히 맞이하였다.
“선인이여, 무슨 일로 급히 오셨습니까?”
“왕자님은 어디 계십니까. 저도 뵙고 싶습니다.”
다급한 목소리에 숫도다나왕은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아마 잠이 들었을 것입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왕자님은 오랜 세월 잠을 자지 않은 분입니다. 항상 깨어 있을 것입니다.”
잠시 후 마하빠자빠띠가 아기를 품에 안고 나왔다.
사까족 여인들은 커다란 흰 양산으로 그늘을 드리우고, 아기 곁에서 황금자루 부채로 시원한 바람을 일으켰다.
붉은 모포에 쌓인 아기는 솜씨 좋은 대장장이의 용광로에서 꺼낸 황금처럼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사까족의 아기를 받아 안은 아시따는 형형한 눈빛으로 찬찬히 상호를 살폈다.
그리고 말없이 아기를 마하빠자빠띠의 품에 돌려주었다.
검은 피부의 상투를 튼 아시따의 얼굴에서 눈물이 흘렀다.
선인의 눈물에 놀란 숫도다나왕이 물었다.
“왕자에게 큰 위험이라도 닥치는 것입니까?”
아시따는 왕자의 두 발에 공손히 예를 올리고 말하였다.
“왕자님은 가장 높은 분, 인간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입니다.
왕자님에게서 불길한 징표를 본 것이 아닙니다.
왕자님에게 위험이 닥치는 것도 아닙니다.
결코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분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자님은 최상의 깨달음을 얻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베풀고,
많은 사람을 연민하여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릴 것입니다.
왕자님의 청정한 행은 온 세계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잠시 고개를 숙인 아시따가 말을 이었다.
“이 세상에서 제가 살 날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왕자님이 최고의 진리를 설하시기 전에 저에게는 죽음이 찾아올 것입니다.
견줄 수 없는 지혜와 자비의 힘을 갖추신 분,
그런 분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다는 건 너무나 큰 불행입니다.
그래서 슬퍼하는 것입니다.”
아시따의 말은 곧 공중에 퍼졌고,
최고의 지혜를 성취한 성인이 될것이라는 예언에 사까족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뻐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오직 한 사람, 아버지 숫도다나왕 뿐이었다.
궁을 나온 아시따는 수행자의 길로 들어선 조카 날라까를 불러 일러두었다.
“먼 훗날 누군가의 입에서 ‘세존’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바른 깨달음을 얻어 진리의 길을 가는 이가 있다’는 소문이 들리거든 주저하지 말고 그곳으로 찾아가거라.
선인 가운데 으뜸가는 선인인 그분께 예배하고 최상의 지혜와 해탈을 묻고 가르침에 따라 청정한 삶을 실천하라.
나의 예언은 받드시 이루어지리라.
태자 싯닷타
숫도다나왕은 서른 두명의 여인을 선발해 싯닷타를 돌보도록 했지만
마하빠자빠띠는 시녀들의 품에 쉽사리 왕자를 맡기지 않았다.
그녀는 손수 따뜻한 물에 까시(Kasi)에서 생산한 전단향을 풀어 싯닷타를 아침 저녁으로 목욕시켰다.
행여 작은 병마라도 틈을 보지 않을까 눈길을 떼지 못했다.
보름을 향해 차오르는 달처럼, 기름진 땅에 심어진 니그로다 나무처럼 왕자는 탈 없이 잘 자랐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새어머니의 얼굴도 나날이 밝고 원만해졌다.
왕자가 태어난 후 주변국들과의 마찰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순조로운 비바람에 들녘은 절로 풍성해졌으며,
풀이 무성한 언덕에는 송아지와 새끼 양들의 울음소리로 요란했다.
풍속은 절로 화평해졌고 거리마다 웃고 뛰노는 아이들로 외진 골목까지 시장거리처럼 북적거렸다.
이 모든 경사를 왕자의 공덕이라 여긴 백성들은 사까족에게 새 영광을 가져올 왕자를 너도나도 친견하길 간절히 바랐다.
백성들의 원에 못 이겨 숫도다나왕은 국사에게 길일을 선택하도록 지시하고, 싯닷타를 단장시켰다.
온갖 보배로 머리를 장식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목걸이를 만들었으며, 허리엔 금실로 짠 굵은 띠를 둘렀다.
팔뚝과 팔목, 종아리와 발목에는 문양이 새겨진 황금 고리를두르고,
손가락마다 보배와 영락으로 만든 반지를 끼웠으며, 가죽신을 신기고 짤랑거리는 금방울까지 달았다.
그리고 삿닷타 머리 위에는 사까족 최고의 세공사들이 칠 일 밤낮을 공들여 만든 보관을 씌웠다.
풍악을 울리며 왕의 마차와 왕비의 가마가 성문을 나서자 구름처럼 몰려든 백성들이 하늘 가득 꽃과 비단을 흩뿌렸다.
한 나라의 태자로서 보관을 머리에 쓴 싯닷타의 발아래 온 백성이 예배하며 건강을 축원하였다.
태자를 품에 안은 마하빠자빠띠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아들을 둔 어머니의 흐뭇함이 배어 있었다.
태자는 여느 아이처럼 울며 떼쓰는 일이 없었고 더러운 오물을 흘리는 일도 없었으며,
거친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없었다.
걸음마를 막 시작한 태자를 위해 숫도다나왕은 황금 안장을 얹은 숫양을 장난감으로 선물하였다.
숫도다나왕의 보살핌 아래 태자는 궁전 뜰에서 사촌들과 어울려 숫양을 타고 놀았다.
또한 그의 곁에는 같은 해 같은 날 태어난 국사의 아들 우다이(Udayi)와 마부 찬나(Channa)가 늘 함께하였다.
일곱 살 되던 해, 숫도다나왕은 공부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춘 학당을 세우고 오백 명의 사까족 자제들을 선발하였다.
대신들에게는 스승을 추천하도록 하였다.
대신들은 명망과 학덕을 갖춘 바라문으로서 웨다와 우빠니샤드에 정통한 박사 위슈와미뜨라를 추천하였다.
그리고 병법과 무예를 가르칠 스승 끄산띠데와와 수학을 가르칠 스승 아르주나를 추천하였다.
또한 서북쪽 멀리 간다라의 따까실라에서 언어학자이자 문법학자인 삽바밋따를 초청해
웨다와 아울러 여섯 개의 보조 학문을 가르치도록 하였다.
태자는 위슈와미뜨라와 삽바밋따로부터 리그웨다, 삼마웨다, 아주르웨다는 물론
웨다의 부속학문인 음운, 제례, 문법, 어원, 발성과 천문학까지 두루 섭렵하였다.
또한 정통 바라문들의 학문에 만족하지 않고 니간타를 비롯한 외도의 사상도 배우고,
64종의 문자를 익혔으며, 수학, 신화, 서사시, 경제학, 정치학, 수사학, 논리학을 배우고,
동물과 식물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음악과 기예까지 익혔다.
또한 끄산띠데와로부터 승마, 창술, 궁술, 격투기, 수영 등 29종의 군사학을 연마하였다.
마른 헝겊이 물기를 흡수하듯 스승의 학문을 섭렵하던 태자가
스승의 학식을 뛰어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고문서의 난해한 문장에 막혀 한참 생각에 잠겼을 때,
결락된 두 글자를 넌지시 지적하는 제자를 영특한 눈동자에 스승 위슈와이뜨라도
언젠부턴가 태자에게 경외감을 품기 시작했다.
태자 싯닷타는 지혜롭고 용감하며 자애로운 품성과 재능이 넘치는 전륜성왕의 길을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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