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공부

부처님의 생애 / 제5장. 교화의 터전 라자가하 (3) .. 시기와 질투 & 마하깟사빠의 귀의

by 우수맘 2022. 10. 10.
728x90

2022.10.09 - [마음공부] - 부처님의 생애 / 제5장. 교화의 터전 라자가하 (2) .. 사리뿟다와 마하목갈라나의 귀의

 

부처님의 생애 / 제5장. 교화의 터전 라자가하 (2) .. 사리뿟다와 마하목갈라나의 귀의

2022.10.04 - [마음공부] - 부처님의 생애 / 제4장. 전법의 길 (4) .. 가야산 꼭대기에서 & 제5장. 교화의 터전 라자가하 .. 죽림정사 부처님의 생애 / 제4장. 전법의 길 (4) .. 가야산 꼭대기에서 & 제5장.

blog.sun-flower.co.kr

 

 

부처님의 생애

 

5. 교화의 터전 라자가하 (3)

 

시기와 질투

 

라자가하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혜성처럼 나타난 젊은 사문 주위에 눈 깜짝할 사이 수행자들이 몰려들어 뭇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죽림정사에 터전을 둔 부처님 교단은 깟사빠 삼형제가 이끈 천명의 비구와

사리뿟따와 마하목갈라나가 이끈 이백오십 명의 비구가 더해져

천이백오십 명의 비구로 구성된 큰 승가로 변모하였다.

 

더구나 사리뿟따와 마하목갈라나의 출가에 힘입어 긴 손톱을 기르고

자자한 명성을 누리던 사리뿟따의 외삼촌 꼿티따,

사리뿟따의 동생인 우빠세나와 쭌다와 레와따 등

라자가하의 상류층 자제들이 줄지어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또한 소나단다는 빔비사라왕으로부터 앙가국의 수도였던 짬빠를

영지로 하사받을 만큼 학식과 명성이 높던 바라문이었다.

마가다국 제일의 바라문이었던 그는 각가라 호숫가에서

오백 명의 바라문들이 보는 가운데 권위와 명성을 버리고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마가다국 상류사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던 바라문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빔비사라왕으로부터 카누마따를 영지로 하사받은 바라문 꾸따단따,

예인인 마을의 촌장 딸라뿌따, 전사들의 마을 촌장 요다지와,

코끼리부대 마을 촌장 핫타로하, 기병들의 마을 촌장 앗사로하,

창병들의 마을 촌장 아시반다까뿟따등 마가다국의 수 많은 지도자들이

권위를 버리고 부처님의 발아래 예배하였다.

 

거기에 더해 빔비사라왕은 칙령을 내려 마가다국 사람이면

지위와 신분을 막론하고 누구나 출가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출가하고 귀의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비난하고 원망하는 소리 또한 높아졌다.

 

자식을 잃은 사람들, 남편을 잃은 사람들,

하인을 잃은 사람들의 원성에 시기와 질투까지 더해졌다.

비구들이 걸식을 위해 거리로 나서면 너도나도 손가락질하며 노래를 불렀다.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가하에

시골뜨기 사문 하나 나타나더니

산자야의 제자 모조리 빼앗아갔네

다음은 또 누구 차례일까

 

동요하는 비구들에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근거없는 소문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런 소문은 오래가야 이레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염려하지 말라. 아들은 빼앗아간다고 남편을 빼앗아간다고,

제자를 빼앗아간다고 불평하거든 이렇게 대답하라.”

 

세상의 빛, 영웅이신 여래

그 분께서 법으로 인도하시니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무엇을 걱정할까

 

과연 이레가 지나자 비난과 악담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죽림정사에는 진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라자가하 거리에는 부처님과 제자들의 지혜와 덕을 칭송하는 소리가 드높았다.

 

빔비사라왕을 비롯한 라자가하의 우바새들은 부처님의 교단의 한 구성원으로

신행과 수행을 겸비하며 승가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한때 모두 이교도였던 그들은 부처님께 귀의한 다음부터는

이교도들로부터 승가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날란다에 살던 우삘리는 부처님과 대론하도록 니간타나따붓따가 직접 파견할 만큼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신업. 구업. 의업의 경중에 대해 부처님과 대론하고

귀의한 우빨리는 그 후 외도들로부터 교단을 옹호하는데 적극 앞장섰다.

자신들에게서 멀어지는 대중의 눈길에 외도들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들은 승가의 불화를 조장하기 위해 사람을 몰래 잠입시켜 음해하기도 하였다.

시기와 질투는 승가 외부만의 일이 아니었다.

 

사리뿟따와 마하목갈라나에 대한 부처님의 관심과 애정은 남달랐다.

부처님께서는 두 비구에게 계경(戒經)을 암송하는 일을 맡도록 지목하자 동요가 일었다.

먼저 출가한 비구들이 그런 중요한 일을 신참에게 맡길 수 없다며 반발하였다.

관심을 독차지한 두 비구에 대한 불만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늦게 출가하고도 교단을 지도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두 비구에 대해

동료들은 끊임없이 불만을 터뜨렸다.

부처님은 한량없는 세월을 정진한 두 비구의 전생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을 신뢰하고 따르도록 독려하셨다.

사리뿟따와 마하목갈라나는 늘 현명하고 겸허하게 처신하였다.

진리의 길로 인도한 앗사지의 은혜를 잊지 못해 항상 예배하고

그가 머무는 곳을 향해 머리를 두고 눕는 사리뿟따,

자신의 안위에 앞서 늘 대중의 이익과 안락을 살피는 마하목갈라나의 모습에

동료들의 불만은 서서히 사그라졌다.

 

새로 출가한 비구들 중에서 두 비구의 지도에 불만을 품는 이들이 나타날 때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와 마하목가라나를 따르고 가까이하라.

그들은 청정한 삶을 돕는 훌륭한 벗이다.

사리뿟따는 그대들에게 생모와 같고, 마하목갈라나는 그대들에게 양모와 같은 사람이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와 마하목갈라나를 따르고 가까이하라.”

 

 

 

마하깟사빠의 귀의

라자가하 거리에는 진리를 전파하고 진리를 배우는 비구들이 나날이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부처님이 발우와 가사를 들고 조용히 죽림정사를 나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북쪽으로 향했다.

라자가하를 벗어나 날란다로 향한 큰길을 따라 한참이나 걸은 부처님은

길가 커다란 니그로다나무 아래 자리를 잡으셨다.

눈에 띄는 모습과 행동을 좀처럼 보이지 않던 부처님이었다.

그런 분이 수많은 사람들과 수레가 지나는 길목에서,

그것도 보란 듯이 눈부신 빛을 발하며 선정에 드셨다.

 

한 낮의 태양이 기울고 대지가 석양으로 물들 무렵이었다.

한 나그네가 다가와 두 발 아래 예배하였다.

당신은 저의 스승이십니다.”

마가다국 마하띳타의 부유한 바라문 아들 삡빨리였다.

 

여덟살부터 네 가지 웨다를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통달하였던

그는 일찍이 출가수행에 뜻을 둔 청년이었다.

하지만 외동아들 하나만 바라보는 부모님을 두고 차마 떠날 수 없었다.

스무 살이 되던 해, 결혼을 권유하는 부모님의 성화를 견디다 못해 삠빨리는 말씀드렸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살아계시는 동안에는 제가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는 출가할 생각입니다.”

 

그는 며느리를 맞아 손자를 보려는 부모님의 뜻도 거역할 수 없었다.

결국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맛다국 사갈라의 꼬시야 종족 장자의

딸 밧다까빨라니와 결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하늘이 도왔는지 그녀 역시 어려서부터 출가수행에 뜻을 둔 여인이었다.

 

서로의 뜻을 확인한 두 사람은 매일 밤 꽃다발을 사이에 두고 잠을 잤다.

몇 해 동안 다정한 부부로 살았지만 한번도 꽃다발은 헝클어지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부모님도 돌아가시자,

세속 생활을 불난 초가처럼 여겼던 삡빨리와 밧다까삘라니는

약속이나 한 듯 서로의 머리를 깎아주었다.

 

궁궐처럼 커다란 집과 재산을 모두 버리고

흙으로 빚은 발우 하나만 들고서 조용히 집을 나섰다.

토지를 나눠주고 신분까지 해방시켜 준 자애로운 주인을 하인들이 막아서며 울부짖었지만

두 사람 얼굴에는 아쉬운 기색조차 없었다.

 

세 걸음을 사이에 두고 걷던 부부는 갈림길에 접어들었다.

걸음을 멈춘 삡빨 리가 조용히 돌어섰다.

밧다여, 우리는 이제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함께 길을 걷는 것은 적당치 않습니다.

이젠 그대와 헤어질 시간입니다. 먼저 길을 고르십시오.”

 

당신은 남자니 오른쪽 길을 가십시오.

저는 여자니 왼쪽 길을 가겠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멀어지는 아내의 뒷모습을 삡빨리는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런 뒤 그는 다짐하였다.

완전한 지혜를 가진 성자를 꼭 만나리라.

청정한 삶을 반드시 성취하리라.”

 

삡빨리는 발길을 돌렸다. 그쪽은 라자가하로 가는 길이었다.

날란다를 지나 한참을 갔을 때였다.

길가 나무 아래에 한 수행자가 보였다.

저무는 햇살에 온몸이 황금빛으로 찬란하고, 얼굴에는 평온함이 가득했다.

 

저분이시다

오랜 세월 마음속에 그리던 성자를 삡빨리는 한 눈에 알아보았다.

그는 조심스레 다가가 연꽃 같은 두 발에 머리를 조아렸다.

 

당신은 저의 스승이십니다.”

지그시 눈을 뜬 부처님은 미소 지으며 손짓하셨다.

가까이 오라, 그대를 기다렸다.”

삡빨리는 가슴 깊은 곳에서 솟는 환희를 주체할 수 없었다.

그는 예배하며 말씀드렸다.

 

저는 까삘라와 수마나데위의 아들, 깟사빠종족 삠빨리입니다.

당신은 저의 스승이십니다. 저는 당신의 제자입니다.

당신은 진정 저의 스승이십니다. 저는 영원히 당신의 제자입니다.”

 

아는 척하거나 본 척하는 거짓된 스승이

그대처럼 진실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예배를 받는다면

그의 머리는 일곱 조각으로 깨어질 것이다.

나는 모르면서 아는 척하거나 보지 못했으면서 본 척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아라, 그대의 예배를 받고도 터럭 하나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사실대로 알고 사실대로 보았기에 알고 본다고 말하는 나는

그대의 예배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렇다,

나는 그대의 스승이고 그대는 나의 제자다.”

 

부처님은 깟사빠에게 훌륭한 가문 태생이 가지기 쉬운

자존심과 교만을 지적하고 스스로를 한없이 낮추도록 일러주셨으며,

아름다운 얼굴과 몸에 대한 자심감과 기쁨을 떨쳐버리기 위해

낱낱의 부위를 하나하나 관찰해 그 실상을 파악하도록 일러주셨다.

부처님은 일주일동안 식사와 잠자리를 함께하며 오직 깟사빠를 위해 법을 설하셨다.

 

깟사빠, 그대는 신분의 우월함을 버리고

선배와 후배와 동료들 사이에서 항상 신중함을 보여야 한다.

깟사빠, 그대는 식견의 우월함을 떨치고

어떤 법을 듣건 귀를 기울이고 마음에 새기며 깊이 사유해야 한다.

깟사빠, 그대는 탁월한 재능에 대한 자만심을 버리고

항상 게으르지 말며 즐거운 마음으로 부지런히 수행해야 한다.”

 

팔 일째 되던 날, 마하깟사빠는 모든 번뇌와 집착에서 벗어나 아라한이 되었다.

함께 라자가하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두 아라한은 따가운 햇살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러 숲으로 들어갔다.

 

깟사빠는 재빨리 가사를 벗어 네 겹으로 접은 다음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에 깔았다.

세존이시여, 이곳에 앉으십시오.”

미소를 보이고 자리에 앉은 부처님이 가사의 끝자락을 매만지면 말씀하셨다.

그대의 가사가 참 부드럽구나.”

마하깟사빠는 기다렸단 듯이 합창하고 말씀드렸다.

 

이 가사를 세존께 바치고 싶습니다. 받아주소서.”

그대는 어찌하려고?”

부처님께서 입으신 가사를 제게 주십시오.”

 

부처님은 웃음을 보이며 당신의 가사를 마하깟사빠에게 건넸다.

그건 묘지에 버려진 헝겊을 기워 만든 분소의였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