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5 - [마음공부] - 부처님의 생애 / 제2장. 구도의 길 (4) ..빔비사라왕의 제안
부처님의 생애
제2장 구도의 길
고행의 길
지고의 선과 최상의 진리를 찾아 보살의 발길은 남쪽 가야(伽耶)로 향했다.
그 뒤를 꼰단냐. 왓빠. 밧다야. 마하나마. 앗사지 다섯 사람이 따랐다.
가야산 꼭대기에 오른 보살은 나무 아래 풀을 깔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길고 긴 고통의 원인인 번뇌와 속박을 어떻게 하면 태워버릴 수 있을까?
번뇌와 속박을 태워버릴 불은 어떻게 지필 수 있을까?’
그때 맑고 선명한 생각이 떠올랐다.
‘물에 축축하게 젖은 나무토막으로는 불을 피울 수 없다.
그런 나무토막을 주워 불을 피우려고 부싯돌을 켜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결코 불을 얻을 수 없다.
그 사람은 소득도 없이 피곤할 뿐이다.
사문 바라문들 가운데 현재 몸과 마음을 오욕(五欲)의 강물에 내던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오욕에 목말라 하고 , 오욕에 욕심을 내고, 오욕에 열을 내고, 오욕을 추구한다.
그들은 오욕으로 향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정화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 수행자는 격렬하고 모진 고행을 하더라도 진리를 보고 알고 깨닫는 것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고행을 하지 않더라도 진리를 보고 알고 깨닫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속에 던져진 나무토막에 부싯돌을 켜는 것처럼 소득이 없다.
물에서 건졌지만 물기가 마르지 않은 나무토막으로는 불을 피울 수 없다.
그런 나무토막을 주워 불을 피워야지 라고 생각하며
부싯돌을 켜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결코 불을 얻을 수 없다.
그 사람은 소득도 없이 피곤할 뿐이다.
사문 바라문들 가운데 오욕의 강물에서 빠져나와 생활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오욕에 목말라하고, 오욕에 욕심을 내고,
오욕에 열을 내고, 오욕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오욕으로 향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정화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 수행자는 격렬하고 모진 고행을 하더라도 진리를 보고 알고 깨닫는 것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고행을 하지 않더라도 진리를 보고 알고 깨닫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기가 마르지 않은 나무토막에 부싯돌을 켜는 것처럼 소득이 없다.
땅 위의 바짝 마른 나무토막으로는 불을 피울 수 있다.
그런 나무토막을 주워 불을 피워야지 하고 마음먹고 부싯돌을 켜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반드시 불을 얻을 수 있다.
사문 바라문들 가운데 오욕의 강물에서 빠져나와 생활하면서
마음속으로도 오욕에 목말라하지 않고, 오욕에 욕심을 내지 않고,
오욕에 열을 내지 않고, 오욕을 추구하지 않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오욕으로 향한 마음을 버리고 정화한 것이다.
그런 수행자가 격렬하고 신랄한 고행을 한다면 진리를 보고 알고 깨닫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고행을 하지 않더라도 진리를 보고 알고 깨닫은 것이 가능하다.
바짝 마른 나무토막에 부싯돌을 켜는 것처럼 분명 소득이 있다.’
더 이상 스승은 필요치 않았다.
보살은 올바른 고행을 통해 최고의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고행자들이 머무는 숲 우루웰라의 세나니에서 발길을 멈췄다.
아름다운 네란자라강이 굽이치는 그곳에 땅이 기름지고 숲이 깨끗했으며 경관이 수려하였다.
농가 주변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과일나무가 무성했으며,
마을 사람들은 편안하고 고요한 생활도 하고, 혹은 떨어진 열매만 주워 먹기도 하였다.
거친 베옷을 입고, 쓰레기 더미에서 주워온 누더기를 입고,
풀이나 나무껍질 또는 부엉이의 깃털을 엮어 입고, 아예 나체로 지내기도 하였다.
머리카락과 수염을 뽑기도 하고, 항상 서서 생활하기도 하며,
항상 웅크린 자세로 지내기도 하고, 가시 방석에 눕기도 하였다.
몸에 낀 때가 이끼처럼 덕지덕지 쌓인 보살은 숲에서 가장 남루한 사람이 되었다.
한 방울의 물을 버릴 때도 작은 벌레를 죽이지나 않을까 조심하는 보살은
숲에서 살생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되었다.
목동이나 나무꾼이라도 다가오면 놀란 사슴처럼 달아나는 보살은
숲에서 가장 고독한 사람이 되었다.
보살은 호흡을 멈추는 고행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빨을 앙다물고 혀끝을 세워 목구멍을 막아 몸과 마음을 압박했다.
그러자 힘센 장정이 힘없는 사람을 짓밟는 듯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겨드랑이에서 땀이 흘렀다.
고행에 압도당한 몸은 안절부절못하고 편안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통증을 이겨내며 부지런히 노력하고, 집중력을 기울여 의식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숨을 쉬지 않고 멈추었다. 입과 코를 막아 바람이 통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자 귀에서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장간에서 풀무질할 때처럼 큰 바람소리가 귀에서 울렸다.
고행에 압도당한 몸은 안절부절못하고 편안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통증을 이겨내며 부지런히 노력하고, 집중력을 기울여 의식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입과 코뿐 아니라 귀까지 막았다.
그러자 강렬한 바람이 머리끝을 뚫고 분출하였다.
마치 힘센 사람이 날카로운 칼로 머리를 찌르듯이 강렬한 바람이 머리끝을 뚫고 분출하였다.
보살은 숨쉬지 않는 고행을 더 강렬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입과 코와 귀뿐만 아니라 모든 구멍을 막아 숨쉬기를 멈췄다.
그러자 힘센 사람이 거친 가죽끈으로 머리를 싸고는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능숙한 도살자가 날이 시퍼런 칼로 소의 배를 가르듯 강렬한 바람이 배를 갈랐으며,
힘센 사람 둘이서 약한 사람을 잡아 손발을 묶은 채
숯불 아궁이에 던지듯 강렬한 불길이 온몸을 휘감으며 타올랐다.
고행으로 짓눌린 몸은 안절부절 못하고 편안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통증을 이겨내며 부지런히 노력하고,집중력을 기울여 의식을 잃지 않았다.
호흡을 멈추는 고행을 통해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한 보살은
음식을 먹지 않는 고행을 실천하기로 마음 먹었다.
음식을 줄여나가던 보살은 강낭콩 또는 완두콩으로 만든 죽을 한방울씩만 먹게 되었다.
점점 야위어가던 몸은 결국 피로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보살은 멈추지 않았다.
마른 넝쿨처럼 뼈마디가 불거지고, 엉덩이는 낙타의 발처럼 말라버렸다.
등뼈가 쇠사슬처럼 드러나고, 갈비뼈는 낡은 건물의 서까래처럼 울퉁불퉁 모습을 드러냈다.
뱃가죽을 만져보려고 손을 뻗으면 등뼈가 만져지고,
등뼈를 만져보려고 손을 뻗으면 뱃가죽이 만져졌다.
보살은 소변을 보러 일어서다 넘어지기 일쑤였다.
기력이 없으니 스스로 일어서지도 못했다.
늙은 노인처럼 숨길이 가늘어지고, 손발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저린 팔다리를 쓰다듬으면 뿌리가 썩어버린 털들이 후드득 떨어지고,
황금빛으로 빛나던 피부는 익기 전에 딴 조롱박처럼 바람과 햇살에 까맣게 타들어갔다.
오직 깊은 우물 속 반짝이는 물처럼 움푹 팬 눈두덩 깊숙이에서 눈동자만 빛나고 있었다.
바라문 수행자들은 그런 보살을 보고 손가락질하였다.
“사문 고따마는 검둥이였구만.”
어린 목동들까지 다가와 침을 뱉고 오줌을 싸고 흙을 뿌렸다.
“에이, 더러운 녀석아.”
고행을 버리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고행이었다.
수행을 함께하던 다섯 수행자는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처절한 고행에 감탄하며 곁에서 보살을 보호하였다.
숲의 고행자들 역시 내심 존경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보살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과거의 어떤 고행자도 나보다 격렬하고 모질고 찢는 듯한 고통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미래의 어떤 고행자도 나보다 격렬하고 모질고 찢는 듯한 고통은 맛보지 못할 것이다.
현재의 어떤 고행자도 나보다 결렬하고 모질고 찢는 듯한 고통은 맛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이토록 격렬하고 모질고 찢는 듯한 고행에도 불구하고 해탈은 찾아오지 않았다.
해탈은커녕 성스럽고 거룩한 진리의 실마리조차 얻지 못하였다.
깨달음을 위한 다른 길이 있음에 틀림없다.’
육식을 학대하는 수행은 기대와 달리 극심한 고통만 남겼다.
고행은 깨달음의 방편이 될 수 없었다.
어떤 스승이나 가르침도 더 이상 보살의 의지처가 될 수 없었다.
보살은 문득 어린 시절 기억 하나를 떠올렸다.
부왕과 함께 참석한 농경제에서 잠부나무 그늘에 앉아 선정에 잠긴 일이었다.
‘그때 나는 애욕과 선하지 못한 것들을 떠나 깊은 사색에 잠겼었지.
바르고 차분하게 사유를 하며 애욕을 떠났을 때 나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찾아왔었지.
바로 그것이 깨달음으로 향한 입구가 아닐까?’
지난날을 낱낱이 기억하고 사유한 끝에 판단을 내렸다.
‘그렇다. 그것이 깨달음의 입구다.’
잠부나무 아래에서의 선정은 지금까지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었던 것이다.
‘그런 즐거움조차 두려워해야 할까?’
보살은 깊은 사유를 통해 결심하였다.
‘애욕과 선하지 못한 것들을 떠나면 즐거움이 일어난다.
나는 그 즐거움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누구도 걷지 않은 새 길이 보였다.
보살은 고행으로 뼈만 앙상한 몸을 돌아보았다.
오랜 시간 극심한 고통을 겪은 몸으로는 선정의 즐거움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보살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죽을 먹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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